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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10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文字 “응”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응” 2022. 7. 30.
사랑의 의무 내가 가장 많이 사랑하는 당신이 가장 많이 나를 아프게 하네요 보이지 않게 서로 어긋나 고통스런 몸 안의 뼈들처럼 우린 왜 이리 다르게 어긋나는지 그래도 맞추도록 애를 써야죠 당신을 사랑해야죠 나의 그리움은 깨어진 항아리 물을 담을 수 없는 안타까움에 엎디어 웁니다 너무 오래되니 편안해서 어긋나는 사랑 다시 맞추려는 노력은 언제나 아름다운 의무입니다 내 속마음 몰라주는 당신을 원망하며 미워하다가도 문득 당신이 보고 싶네요 - 시집 '작은 기쁨' 중에서 - 2022. 7. 29.
누가 나를 위해 ​ 누가 나를 위해 조용하고도 뜨겁게 기도를 하나보다​ ​ 오래 메마르던 시의 샘에 오늘은 물이 고이는 걸 보면​ ​ 누군가 나를 위해 먼 데서도 가까이 사랑의 기(氣)를 넣어주나보다​ ​ 힘들었던 일도 가벼워지고 힘들었던 사람에게도 먼저 미소할 수 있는​ ​ 넉넉한 마음으로 내가 달라지는 걸 내가 느끼는 걸 보면 2022. 7. 24.
당신 없는 하루 해 뜨니 앞 강물은 저리 흐르요 당신 떠난 이 나라 쳐다볼 곳 없는 내 눈길이 먼 허공을 헤매이고 헛헛한 마음도 이리 기댈 곳 없으니 이 맘이 시방 맘이 아니요 차라리 이 몸 이 맘 이 강물이 다 가져가불고 저 강물에 얼른얼른 오늘 해도 져불면 좋것소. 2022.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