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1807 8월의 기도 곰팡이 냄새 가득한 우울한 이야기들로잠이오지 않던 장마철단물도 향기도 다 빠져버린 과일처럼맛이없던 일상의 시간들을햇볕에 널어야겠다 8월엔 우리모두 해 아래 가슴이 타는한 그루 해바라기로 서서주님을 부르게 하소서절망했던 만큼의 희망을 큰 나무로 키우며사랑의 삽질을 계속하게 하소서하나 되기 위한 진통을 두려워 하지않게 하소서아멘 8월의 기도 / 이해인 > 2024. 8. 18. 8월 편지 8월에는 편지를 적겠습니다. 늦은 편지지만 짙은 그리움으로 적겠습니다. 기다린 시간도 담고 보고 싶은 마음도 담아야겠습니다. 바람을 바람으로 여겼고 별을 별로만 여겼지만 그것마저 그리움이었다고 모두가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솔직하게 적겠습니다. 8월이 되기까지 준비해 온 기간이었다면 돌아보는 시간도 갖겠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묶어 둔 기억을 풀어보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돌이켜 보겠습니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처음 마음으로 돌아와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한 해를 반으로 나누면 8월은 아직 시작 쪽에 가까우니 그렇게 해도 무리는 없을 겁니다. 편지를 적겠습니다. 그리웠다고 보고 싶어도 잘 지내고 있다고 있는 그대로 적은 편지를 8월 편에 보내겠습니다. 2024. 8. 17. 8월 오동나무에 매달린말매미 고성방가하며대낮을 뜨겁게 달구고방아깨비 풀숲에서온종일 방아 찧으며곤충채집 나온 눈길 피하느라식은땀이 줄줄 흐르고푸르렀던 오동잎엽록체의 반란으로자분자분 색깔을 달리하고무더위는 가을로 배턴 넘겨줄예행연습에 한시름 놓지 못하고태극기는 광복의 기쁨 영접하느라더욱 펄럭이고 있는데 2024. 8. 15. 목백일홍 피어서 열흘아름다운 꽃이 없고살면서 끝없이사랑 받는 사람 없다고사람들은 그렇게 말을 하는데한여름부터 초가을까지석 달 열흘을피어 있는 꽃도 있고살면서 늘 사랑스러운사람도 없는 게 아니어함께 있다 돌아서면돌아서서 다시 그리워지는꽃 같은 사람 없는 게 아니어가만히 들여다보니한 꽃이 백일을 아름답게피어 있는 게 아니다.수없는 꽃이 지면서 다시 피고떨어지면 또 새 꽃봉오릴 피워 올려목백일홍나무는 환한 것이다.꽃은 져도 나무는 여전히꽃으로 아름다운 것이다.제 안에 소리 없이 꽃잎시들어가는 걸 알면서온몸 다해 다시 꽃을 피워내며아무도 모르게 거듭나고거듭나는 것이다. 2024. 8. 10. 이전 1 ··· 6 7 8 9 10 11 12 ··· 4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