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1810 가을 밤의 커피 귀뚜라미 소리 유난히 들리는 가을날 마시는 한 잔의 커피 인생의 맛을 느끼게 해준다 고독한 시간에 벗해 주는 한 잔의 커피 우리들의 삶이란 언제나 동반자가 필요하다 쓰고 단맛이 어우러지는 동반자가 필요하다 2022. 11. 18. 11월의 벼랑 어디에고 달라붙어보지 못한 도깨비바늘 몇 바싹 마른 꽃받침에 붙어 있다. 후 불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저도 모르게 주저앉을까 봐 서로 붙들고 선 줄기들, 새파랗다 못해 하늘이 쨍 소리를 낸다. 한 발짝 앞은 바로 벼랑, 방금 한 사내가 한참 동안 철 지난 유령처럼 서있다 간 곳, 옆을 스치는 그의 얼굴 절망의 얼굴로 보지 않기로 한다. 11월의 뒷켠 어디선가 만나는 인간의 표정, 얼굴에 그냥 붙어 있는 표정, 절망조차 허영으로 보일 때가 있다. 몸과 마음 어디엔가 제대로 한번 붙여보기도 전에 눈앞에서 땅이 바로 수직으로 꺼지기도 하는데. 2022. 11. 11. 기울인다는 것 누군가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주전자 기울여 물 한 잔 가득 따라주는 것과 같지 넘칠락 말락 가슴속 찰랑이는 마음 기꺼이 건네주는 것과 같지 기울이지 않는다면 무엇인들 부어줄 수 있으랴 누군가에게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저물녘 하늘 바탕 한껏 기울여 타는 햇발 남김없이 쏟아붓는 것과 같지 서해 바다 점점이 흩어진 섬에서 수평선 너머 아득한 데까지 붉디붉게 물들이는 것과 같지. 2022. 11. 10. 가을빛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들도 기도의 말들도 모두 너무 투명해서 두려운 가을빛이다 들국화와 억새풀이 바람 속에 그리움을 풀어헤친 언덕길에서 우린 모두 말을 아끼며 깊어지고 싶다 2022. 11. 5. 이전 1 ··· 56 57 58 59 60 61 62 ··· 4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