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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10

11월을 보내며 긴 여운을 남긴 채 앙상한 가지에 마지막 남은 이파리가 떨어진다 높게만 느껴졌던 하늘도 이젠, 서서히 자리를 옮겨 새하얀 눈빛으로 무장한 동장군을 맞으려 분주하고, 떠나려는 슬픈 너를 위로라도 해주듯 첫눈이 내려와 다시 만날 후년을 기약하며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다 이제는, 이별을 고하련다 떠나려는 뒤안길에 만감이 교차한다 그리고, 사랑과 우정 그리움을 남겨두고 쓸쓸히 돌아서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혀 새벽 찬 서리 내리듯 그렇게, 하얀 비를 뿌린다. 2022. 11. 26.
만추의 11월에는 가을이 익을 대로 익은 만추(晩秋)의 11월에는 살아온 삶을 추억하며 길게 미소 짓게 하소서. 일일이 삶을 다 헤아리진 못해도 남은 생의 길을 잘 찾아서 늠름하게 걸어가게 하소서. 찬바람 불고 화려한 단풍들이 낙엽이 되어 휘날려도 가슴속에서는 훈훈한 바람 불고 사랑과, 희망의 잎이 무성하게 하소서. 하여 만추의 11월에는 행복한 겨울을 꿈꾸게 하소서. 2022. 11. 24.
11월에 오늘 내리는 비에 젖은 11월이 한잎 두잎 떨어지네요 우수수 떨고 있는 나무를 보니 어서 따스한 옷을 입혀 주어야겠다 생각 들어 마음만 급해지고 더 추워질 텐데 자꾸만 걱정되네요 해는 지고 날이 저물었는데 저 나무는 잎을 다 떠나보내고 홀로 쓸쓸한 비 마시며 모든 시름 씻고 잠들려나 봐요 나도 이제 잠을 자려 해요 더 추위가 오기 전에 자꾸만 시려오는 가슴을 따스하게 덮고 나의 11월을 더욱 사랑할게요 2022. 11. 22.
아침 버스에서 추운 날 아침 아침 버스의 차가운 의자에 앉다가 뜻밖에도 따스하게 밀려오는 그 누구인가의 체온을 느낀다. 이 자리에 앉았다가 따스한 체온을 남겨 두고 내린 사람은 누구일까. 추운 겨울의 한 모퉁이를 녹여주는 이 의자에 앉아 나도 다음 사람을 위해 더 따스한 자리를 만든다. 2022.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