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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08

오늘도 시간은 오늘도 시간은 빛나는 선물입니다 녹슬지 않게 갈고닦아야 할 보물입니다 시계 위에만 있지 않고 종소리에만 있지 않고 내 마음 깊은 곳에 강물로 흐르는 시간 내가 걷는 길 위에 별로 뜨는 시간 소중히 안아야만 선물로 살아오는 시간 오늘도 행복 하나 나에게 건네주고 싶어 방긋이 웃으며 걸어오는 시간 2023. 12. 10.
동지 동짓날이 되면 우리는 사실 태양에 기대어 태양 덕분에 사는 존재란 걸 알게 된다 이제 더는 어둡지 않다 앞으로는 더 밝아질 뿐이다 태양이 있으면 우리는 그 아래서 모두 산다거나 죽는다거나 할 수 있다 이제 더는 어둡지 않다 앞으로는 더 밝아질 뿐이다 모밀잣밤나무 한 그루에게 나는 말을 건다 모밀잣밤나무여 그대들과 우리들의 오늘은 진짜 좋은 날이다 더는 어두워지지 않는 우리 모두에게 진짜로 좋은 날이다 동짓날이 되면 지금이 가장 밑바닥이고 밑바닥까지 왔으니 이제 괜찮을 거란 걸 알게 된다 2023. 12. 9.
竹篇 (죽편) 여기서부터, --- 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 년이 걸린다 2023. 12. 7.
내 영혼에 쌓이는 12월 봉숭아 대궁에 몰래 심던 연녹색 사랑도 떠나가고 지금은 돌아와 내 앞에 선 황혼의 나루터 이별은 들숨으로 와 내 속 사람에 까무러치는 울혈로 부각되었다 황혼도 아름다운 해거름 고백하는 정적은 침묵으로 눈감고 자연은 사무친 눈 속에 날 오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가난해야 하리니 철저하게 낮아져야 하리니 일제히 함성하는 저 동짓달 긴 밤이 뱉는 절망 위에 꽁꽁 언 채 미끄러지는 의식 밑바닥 살아야 하는 절망을 나는 오히려 희망이라 말하리 툭툭, 노송에 앉은 눈 떨어지는 소리 영혼 갈피 갈피에 12월이 쌓이기 시작했다 2023.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