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1807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되게 하소서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 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 새해에는 이런 .. 2024. 1. 31. 1월 나는 야누스 반은 감성에 살고 반은 이성에 산다 누가 이중의 얼굴을 탓하는가 순백의 물질, 눈 밑엔 언제나 질척한 진흙의 마음이 있는 것을 나는 야누스 반은 꿈에 살고 반은 현실에 산다 하지만 언제나 승리하는 건 현실 리얼리즘이 로맨티시즘을 능가하는가 자아가 본능을 억압하는 것을 나는 우화 속의 여우 그저 저 높이 매달린 잘 익은 포도송이를 시큼할 거라고 자위하며 지나가는 한 마리 여우 겨울과 봄의 길목에서 꿈인 그대여! 철학도 이성도 사그라지는 그대의 품속이여! 힘과 물질이 대단치 않은 곳, 개인과 자유의지가 피어나는 그대의 입속이여! 그대는 나의 아버지이자 아들 그대는 나의 자궁이자 혀 그대는 나의 과거이자 미래 어쩌면 이것이 그대가 눈부신 이유인지도 모르는 것을 2024. 1. 26. 1월의 아침 세월의 머언 길목을 돌아 한줄기 빛나는 등불을 밝힌 우리의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가. 아직은 햇살도 떨리는 1월의 아침 뜨락의 풀뿌리는 찬바람에 숨을 죽이고 저 푸른 하늘엔 새 한 마리 날지 않는다. 살아갈수록 사람이 그리웁고 사람이 그리울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우리네 겨울의 가슴, 나처럼 가난한 자 냉수 한 사발로 목을 축이고 깨끗해진 두 눈으로 신앙 같은 무등이나 마주하지만 나보다 가난한 자는 오히려 이 아침 하느님을 만나 보겠구나. 오늘은 무등산 허리에 눈빛이 고와 춘설차 새 잎 돋는 소리로 귀가 시린 1월의 아침 우리의 기인 기다림은 끝나리라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땅도 풀리고 꽃잎 뜨는 강물도 새로이 흐르리라 우리의 풀잎은 풀잎끼리 서로 볼을 부비리라. 아아, 차고도 깨끗한 바람이 분다 무등산은 .. 2024. 1. 25. 사는 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김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2024. 1. 20.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 4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