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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07

3월 초록빛 새싹으로 덮인 기슭에 벌써 제비꽃 푸름이 울려 퍼졌다 오직 검은 숲을 따라서만 아직 눈이 삐죽삐죽 혀처럼 놓여 있다 그러나 방울방울 녹아내리고 있다 목마른 대지에 흡인되어 그리고 저 위 창백한 하늘가에는 양떼구름이 빛 반짝이는 떼를 이뤄 흘러가고 있다 사랑에 빠진 피리새 울음은 나무 덤불 속에서 녹는다 사람들아, 너희도 노래하고 서로 사랑하라 2024. 3. 14.
3월 나의 키만큼 삼월을 보태면 삼월은 나의 키만큼 발돋움한다 삼월 속의 태양은 연두색 종이를 오리며 한뼘만한 나의 뒤뜰에 바둑돌을 퉁긴다 나는 문을 열고 나의 키만한 겨울을 집어내면 나의 이마 높이로 태양이 내려온다. 2024. 3. 9.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 3월로.. 2024. 3. 1.
2월 하얀 2월은 기다리는 달 힘내세요. 따뜻한 3월이 오고 있어요. 입춘이 지나간 강가에 서면 얼음장 밑에서 몸 푸는 소리 들리지 않나요. 부스럭거리는 덤불 속에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이제 봄과 나 사이에는 화선지 위에 꽃잎 하나 찍은 듯 기쁨으로 가득 차겠지요. 힘이 들면 위를 보지 말고 아래를 보세요. 내일은 봄이 좀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2024.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