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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07

선 물 특별한 날이 아닌데 아내가 '선물' 이라며 포장한 상자를 내민다. "뭔데?" 하고 물으니 "비밀!" 이란다. 포장을 뜯어보니 체크무늬 잠옷이 나온다. "당신은 추위를 많이 타서 따뜻한 것으로 샀어요." 지금은 새벽 세 시, 그 잠옷을 입고 글을 쓴다. 한데 이 새벽에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 .. 2013. 3. 19.
그렇게 소중했던가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 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 2013. 2. 20.
걷는다는 것은 걷는다는 것은 두 발로 풍경과 마음을 한 땀 한 땀 박음질한다는 것이다. 걷다 잠시 뒤돌아보면 풍경과 마음이 씨실과 날실로 어우러져 짜여진 옷감 한 자락 하늘 가득 강물처럼 흐른다. 걷다 집으로 돌아오면 낡은 옷자락 바람결에 사라지고 내 영혼에 들어와 박힌 맑은 옷 한 벌, 길 위.. 2013. 2. 18.
삶의 알갱이 지금 당신이 웃는다면 나는 그 웃음 안에 녹아 있는 당신의 지난 삶을 생각합니다. 지금 당신이 눈물 흘린다면 나는 그 눈물 안에 숨어 있는 당신의 지난 삶을 생각합니다. 웃음과 눈물이 있다는 것은 삶의 알갱이를 갖고 있다는 것이고 그 알갱이들이 모여 인생의 열매가 될 때 우리는 모.. 2013.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