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1809 소명 "언제가 가장 좋았어요?" "어렸을 때 숙제를 끝내고 친구들과 놀 때." "그때가 왜 좋았나요?" "걱정이 없으니 시간이 풍성했어요." "지금은 어떤 때가 좋아요?" "서두르지 않고 나와 맞는 일을 할 때." "왜 좋아요?" "이제는 나를 아니까요." "앞으로 가장 좋을 때는 언제일까요?" "일이 쉼이고 쉼이 일일 때." "그때가 왜 좋을까요?" "그것이 삶을 누리는 것이니까요." 2023. 8. 26. 8월의 시 8월은 빈 의자 지친 그대 편히 쉬어라 그리고 사유하라 너 살던 세상에 남기고 갈 것과 챙기고 갈 것이 무엇인지를 사랑했더뇨 이제는 그 사랑의 옷을 벗고 그대 스스로 사랑이 될지니 증오했더뇨 이제는 그 증오의 옷을 벗고 그대 스스로 증오가 될지니 욕망했더뇨 이제는 그 욕망의 옷을 벗고 그대 스스로 욕망이 될지니 노을처럼 불타 보아라 파도처럼 부서져 보아라 인생이란 스스로를 불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일지니 산다는 건 순결한 기도였어라 2023. 8. 23. 등대가 되고 싶어요 등대가 되고 싶어요 깨끗이 닦아 온통 하얗게 칠한 그런 등대가 되어 밤새워 잠들지 않고 내가 수호하는 바다를 항해하는 모든 것을 지켜보고 싶어요 온갖 배들이 나를 바라보는 등대가 되고 싶어요 2023. 8. 18. 8월의 시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넣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땀을 흘리고 싶다 땀방울마저도 노래가 될 수 있도록 뜨겁게 살고 싶다 여름엔 꼭 한번 바다에 가고 싶다 오랜 세월 파도에 시달려온 섬 이야기를 듣고 싶다 침묵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그에게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오고 싶다. 2023. 8. 17. 이전 1 ··· 27 28 29 30 31 32 33 ··· 4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