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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08

남은 길 길이 멀다고 불평하지마라. 갈 길이 남았다는 것은 소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니 ​ 가지지 못했다고 한탄하지 마라. 가져야할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 그 꿈은 얼마나 벅찬 일인가. ​ 너 자신이 부족하다고 부끄러워하지 마라.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은 앞으로 보람 있는 날들일 것이니 ​ 끝난 뒤의 허무함을 안다면 남아있는 날들의 뿌듯함을 알리라. 지지 않는 별처럼 살아갈 날들이 희망뿐이라는 것을. 2023. 10. 3.
저녁 강가에서 바람 따라 파문 짓는 저녁 강가에 노을을 걸치고 앉아 있었다. 등 뒤에서 무겁던 시간을 잊고 피곤한 눈길을 강물에 적시면 말없이 무한정 말이 깊은 강 고마운 오늘을 출렁이면서 기쁨의 내일을 가자고 한다 따스한 강물에 흔들리는 노을 나도 자꾸만 가고 있었다 2023. 9. 30.
가을 소리 가을은 투명해 가는 백합나무 잎에서 온다 살며시 고개 숙인 들녘의 벼에게서 온다 마당 가에 빨갛게 말라가는 고추에서 오고 서로 어깨를 기대인 참깨 다발에서 오고 조금씩 높아지고 맑아지는 하늘빛에서 온다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얼굴을 드러내며 붉은 볼로 빛나는 대추알과 사과알에서 온다 봉숭아 꽃씨 매발톱 꽃씨 그 작은 씨앗들이 토옥톡 멀리 퍼져 흙 속을 파고드는 소리 없는 희망의 분투에서 온다 그리고 가만가만 생각에 잠긴 너 조금은 쓸쓸하고 슬퍼지는 마음에 세상의 미약한 노래들과 다른 목소리들과 가슴에 묻어둔 말들이 메아리쳐 오는 가을은 너에게로 마주 걸어온다 가을이 오는 소리 고요해진 내 마음에 울려오는 가을 소리 2023. 9. 29.
화살 기도 아직도 남아있는 아름다운 일들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 아직도 만나야 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하여 주소서 아멘이라고 말할 때 네 얼굴이 떠올랐다 퍼뜩 놀라 그만 나는 눈을 뜨고 말았다. 2023.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