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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08

9월의 약속 산이 그냥 산이지 않고 바람이 그냥 바람이 아니라 너의 가슴에서, 나의 가슴에서, 약속이 되고 소망이 되면 떡갈나무잎으로 커다란 얼굴을 만들어 우리는 서로서로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보자 손내밀면 잡을만한 거리까지도 좋고 팔을 쭉 내밀어 서로 어깨에 손을 얹어도 좋을 거야 가슴을 환히 드러내면 알지 못했던 진실 힘들어 너의 가슴에서, 나의 가슴에서 산울림이 되고 아름다운 정열이 되고 우리는 곱고 아름다운 사랑들을 맘껏 눈에 담겠지 우리 손잡자 아름다운 사랑을 원하는 우리는 9월이 만들어놓은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에서 약속이 소망으로 열매가 되고 산울림이 가슴에서 잔잔한 울림이 되어 하늘 가득히 피어오를 변치 않는 하나를 위해! 2023. 9. 22.
구월을 드립니다 장미와 싸우다가 살갗이 떨어져 나가고 뼈마다 숭숭 뚫렸다 해도 다시 누군가의 단풍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잔혹한 현실 때문에 후미진 뒷골목 벤치에 앉아 꺼억 꺼억 울다가도 다시 누군가의 열매가 되고 싶은 그대에게 구월을 드립니다 2023. 9. 18.
한 이름을 부르면 당신이 옵니다. 내 곁으로 나에게로. 나는 당신이 오는 것이 두려워 눈을 감습니다. 당신은 내 눈을 봅니다. 내 눈앞에 있는 이야기를 다 보고 있습니다. 나는 아직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웃고 있다는 것을. 2023. 9. 16.
나비의 시간 꿈틀거리며 새어나간 지상의 시간 변태(變態)의 통증을 견디며 또 하나의 생(生)을 벗는다 빗나간 기억의 진액을 뽑아 바람 속에서 직조해 낸 천상의 날개옷 한 벌 상현달 걸린 허공 황홀하게 훔쳐내고 오래된 우주를 하나씩 삼킨다 출처 : 서울뉴스통신(http://www.snakorea.com) 2023.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