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시1808

만일 당신이 바라신다면 만일 당신이 바라신다면 난 당신께 드리겠어요 아침을 나의 명랑한 아침을 ​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는 빛나는 나의 머리카락과 금빛 도는 나의 푸른 눈을 ​ 만일 당신이 바라신다면 난 당신께 드리겠어요 따사로운 햇살 비추는 곳에서 눈 뜨는 아침 들려오는 모든 소리와 근처 분수 속에서 치솟아 흐르는 감미로운 물소리들을 ​ 그리고 이윽고 찾아들 석양을 나의 쓸쓸한 마음의 눈물인 저 석양을 ​ 또한 조그마한 나의 손 그리고 당신의 마음 가까이 놔두지 않으면 안 될 나의 마음을 2023. 10. 7.
가을 길에 맑음이 빛으로 화한 아침 눈부신 햇살이 주는 화음 넘치는 생명의 맥박에 콧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지금은 짙은 회색빛 하늘 가을 소나타의 간주처럼 방울방울 떨어지는 빗방울이 정겹습니다. 거닐던 숲 언저리에 유년에 들었던 시계탑 종소리가 쟁그랑 쟁그랑 울릴 때 예전에 암송했던 싯귀들이 포물선을 그립니다. 세월에 저당 잡힌 시름 내려놓고 쫓기는 시간을 갈무리하며 뜨거운 심장의 고동처럼 그대의 진한 사랑의 멜로디를 내면의 목소리로 듣습니다 어느 하늘 아래 있을지라도 고운 그대의 행복을 빕니다 사랑의 세레나데가 울리거든 내 음성인양 듣고서 제발, 나를 잊지 마셔요. 2023. 10. 5.
약속 시간 우리는 저마다 속도가 있어 다 같이 시계에 시간을 맡긴다. 바쁜 시간 남는 시간을 우리는 시간을 나누기 위해 약속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위해 즐거이 시간의 그물에 갇힌다. 기다리면 미래였다가 돌아보면 과거였다가 마주할 때 비로소 현재가 되는 시간 속에서 어김없이 헤아리는 시계를 보며 우리는 찻잔에 담긴 시간을 똑같이 나누어 마신다. 2023. 10. 4.
저녁 노을 있잖니 꼭 그맘때 산 위에 오르면 있잖니, 꼭 그맘때 바닷가에 나가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놀 그 놀을 어떻게 그대로 그릴 수가 있겠니 한번이라도 만져 보고 싶은 한번이라도 입어 보고 싶은 주홍의 치마폭 물결을 어떻게 그릴 수가 있겠니 혼자 보기 아까워 언니를 부르러 간 사이 몰래 숨어 버리고 간 그 놀을 어떻게 잡을 수가 있겠니 그러나 나는 나에게도 놀을 주고 너에게도 놀을 준다 우리의 꿈은 놀처럼 곱게 타올라야 하지 않겠니 때가 되면 조용히 숨을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니 2023.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