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도 다니질 못했던 나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셋방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방 하나에 부엌 하나 있는 셋방... 참 가난했습니다.
당시 주인집 아들과 저는
한 두 살 정도 차이가 있었을 거예요.
주인 아들은 집 앞 마당에 금을 그어두고
너희는 셋방에 살고 있는 것이니 넘어오지 말라고 하던
그 주인집 아들 덕에
나보다 나이 많은 주인집 아들과 싸움도 여러 차례 하면서
신나게 얻어 터졌습니다.
제가 학창시절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어쩌면 그 때 주인집 아들 덕에 단단해졌는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학창시절 공부도,
싸움도 이기는 것만 관심이 있었고
질투라는 감정이 어린 시절에 깊이 박히어서
지는 걸 엄청 싫어하는 아이로 자랐구요.
셋방살이 하는 우리 집이 창피했고,
그걸 받아들이는 게 서툴렀지만
그게 살면서 발전이라는 형태로 보상을 해주더군요.
가난이 오히려 에너지가 되었어요.
초등학교 2학년이 되고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가면서 집에 냉장고가 들어온 날...
그날이 아마 장맛비가 오다 말다 하는 날이었습니다.
어리고 욕심 많고 자존심 쎈 당시 9살 이우재
신이 나서 입이 찢어지게 웃고 있었죠.
장마가 시작되는 즈음엔
이날 웃고 있던 제 모습이 늘 생각이 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