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을 꼭 전하고 싶어서
어쩔 줄을 모를 땐
편지는 쓰는 편이다.
일단 펜을 잡고
종이에 문장을 쓰다보면
사족처럼 매달려 있던 생각들이
많이 정제된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덜어내는 데에는 성공하지만
무작정 적다보면
오히려 횡설수설하게 되기도 한다.
종이 한 장을 모두 채우고 나면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이걸 바탕으로 다시 깔끔하게 쓸까
그냥 이대로 보내버릴까
허무하게도 결국은
편지를 전하지 못하는 때가 많았다.
시간이 없거나 용기가 없거나 해서.
그럼에도 '편지 쓰기'는
나의 의사 표현 절차에서
꽤 중요한 단계다.
희미하게 이미지로만 존재했던 생각들을
문장으로 적음으로써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지로 전해지지 못하고
일기에 그치게 되더라도.
[ 편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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