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곧 흩어질 사람들이었다.
잠시간의 이별을 앞두고
친한 선배와 친구와 셋이서
새벽 내내 방에서 논 적이 있다.
맛있는 걸 먹으면서
또 마시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는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각자 듣고 싶은 노래를 틀었다.
함께 들었던 노래의 기록이
음악 어플에 그대로 남았다.
플레이리스트 이름에
그날의 날짜를 적어넣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도
이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면
즐거웠던 새벽이 그대로
떠오를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이후로 몇 번씩 돌려 들으며
그 날을 그리워했다.
그러다 아주 사소한 실수로
그 플레이리스트를 삭제해버렸다.
마음이 철렁했다.
더이상 떠오르지 않으면 어쩌지..
그것은 기우였다.
아쉽게도 그날 들었던
노래 목록은 사라졌지만
몇 년이 흘렀어도 여전히
그 흥겨운 새벽이 생각난다.
기록하지 않아도
우리 안에 무언가 기록되고 있다.
[ 플레이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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