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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스토리

이름

by IMmiji 2017. 1. 15.







"좋아하는 색을 물어볼 때

난 대개 오렌지색이라고 말하지만 (중략)


때로는 주황 때로는 등자 열매 빛깔

때로는 이국적인 탠저린이라 하지만 (중략)


샛노랑과 새빨강 사이 어딘가 있어"



- 가을방학 1집 '샛노랑과 새빨강 사이' 중에서 -




우리는 어떤 근사치의 색들을

빨주노초파남보로 분류하고,

그것을 더 세분해서

진한빨강, 새빨강, 피빨강 등으로 부른다.

세상엔 아직 불리지 못한 색이 아주 많이 있다.


한편, 이미 이름이 붙었어도

그 이름이 그 호명의 대상을

충분히 설명해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따금 나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마저

그런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세상에 태어나 주어진 나의 이름은 분명 ㅇㅇ 인데...

내 이름은 내가 정하지 않았는데...

그러고보니 나는 수년간

이 이름으로 불려왔구나.


내 이름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갑자기

낯설어 보인다.

이게 가장 정확한 나의 이름일  수 있을까?


그런 기분이 들 때면

샛노랑 새빨강 사이에 있을 어떤 빛깔처럼

이것과 저것의 사이 그 어딘가에

공허하게 부유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런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나는 곧 내가 불려온 이름으로 되돌아 온다.


누군가 나를 'ㅇㅇ야,' 하고 불렀으므로,

그 부름에 내가 '응?' 하고 고개를 들었으므로.




[      이     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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