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누워서 상처를 소독하고 치료받느라
내 몸을 살펴볼 겨를이 없었는데,
집에 와서 소독을 하고,
물<림프액>이 새서 옷을 갈아 입으면서 보니,
참 대단하다 싶었다.
ㄴ 자 모양으로 길게 나 있는 수술 자국과
투석관을 꽂고 있던 배 한복판에 절개하고 꿰맨 자국,
그리고 복수줄을 빼고 몇 번이나 꿰매고 찝은 자국들...
짧은 시간에 그림을 그려놓은 듯 절개하고 꿰맨 자국들이
잔뜩 새겨져 있었다.
공중 목욕탕에 가지 않은 이상 누구한테 보일 일이야 없겠지만,
평생 가지고 갈 자국들이 여럿 나 있어서 첨에 볼 때는 좀 당황이 됐었다.
하지만 그 자국들은 하나님께서 내게 남기신 흔적이지 않은가.
이렇게 하나님께서 너를 위해 일하셨다...고 말이다.
감히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녔다고 자랑하면 교만일까?? ^^
그래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누구도 남길 수 없는 흔적을 하나님께서 내게 남기신 것이니까...
그 흔적을 가진 이상 내 맘대로, 아무렇게나, 생각없이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 흔적은 내 몸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님을 증거하는 것이니까.
그 흔적은 앞으로의 모든 일을 감사함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
사는 날 동안 지녀야 할 흔적이 내게 은혜로 임할 것을 믿는다.
내 믿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붙들어 줄 단단한 버팀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약하고 힘들 때 함께 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그 흔적을 내 몸에 지닐 수 있어서 더없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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