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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그 후...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

by IMmiji 2012. 10. 23.

오직 주의 사랑에 매여

내 영 기뻐 노래합니다

이 소망의 언덕 기쁨의 땅에서

주께 사랑 드립니다

 

오직 주의 임재안에 갇혀

내 영 기뻐 찬양합니다

이 소명의 언덕 거룩한 땅에서

주께 경배 드립니다

 

주께서 주신 모든 은혜

나는 말할 수 없네

내 영혼 즐거이 주 따르렵니다

주께 내 삶 드립니다

 

 

집에 돌아와서 부른 첫 찬양이다.

참으로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로 이루어졌고

첨부터 끝까지 주님께서 다 준비하시고

모든 것을 다하셨음을 인정하는 내가

말로써 그 은혜를 어찌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미 내가 투석을 시작한 그 때에,

이식을 신청하는 그 순간부터 하나님께서는

내게 사람들을 붙여 주시면서 친히 모든 일들을

다 예비하셨던 것이다.

정말이지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다.

 

이식을 위한 기도조차도 나로하여금 하도록 인도하셨고,

예배가 생활이 되어 있지 않던 나에게 매일 예배하도록 하셨다.

찬양하고, 말씀을 보고, 기도하게끔 시키셨던 것이다.

내가 한 것이라곤, 인도하시는 대로 기도만 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외의 것은, 하나님께서 다 하셨다.

 

부모형제조차도 생각지 않고, 생각은 했겠지만 아무 준비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맥놓고 있던 가족들을 대신해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붙여 주셔서 엄청난 수술비도 감당케 해주셨고,

나를 아는, 혹은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중보 기도하도록 하셨다.

그래서 사람이 아닌, 하나님 한 분만 믿고 의지하도록 만드셨다.

그리고 그로써 내게는 충분했고, 최선이고 최고였음을 인정한다.

 

병원 생활 가운데, 날마다 대하는 의료진들을 보며 더 그런 생각이 컸었다.

내가 그 병원에서 이식을 신청하고 거기서 수술을 당연한 듯 한 것은,

나를 어릴 때부터 진료해 오신 선생님 때문이었지만,

내 처지나 형편으로서는 남들처럼, 더 나은 더 잘하는 병원을 찾아 서울로

가는 건 무리였고, 생각하기 힘든 일이었다.

 

의료진들을 볼 것 같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서울에 있는 잘한다는 병원에 갔어야 했다.

아마 내가 가진 게 많았더라면 나 역시 그랬을지 모른다.

그처럼 시설도 의료진들도 어설프기 짝이 없는 병원에서 이식이라는 중요한 수술을

했다는 것이, 그리고 이렇게 잘 되어서 집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한 가지 이유 밖에 없음을, 나 뿐아니라 병원 자체에서도 인정을 할 것이다.

기적이라고... 그리고 그 기적은 하나님이 일으키신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 어설픈 사람들을 사용하셔서 일하신 하나님은 정말 전능하신 분이 아닐 수 없다.

잦은 실수와 부족한 지식과 경험으로 어떻게 감당할 수 있었겠는가.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대개 빠르면 2-3주, 늦어도 3-4 주면 이식받고 퇴원한다는데,

나는 꼬박 6주를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것도 이식한 신장 때문이 아니라 수술 후 합병증으로...

 

조급한 생각이 들 때마다, 그것조차도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그렇게 늦어지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기도했다.

블로그 친구들 중에, 찬양으로 사역하는 두 분이, 내게 그 분들 음반을 보내줬었다.

드나드는 간호사들 외에는, 종일 입 한 번 열지 않고 지내는 날이 많은 가운데

날마다 그 친구들의 음반을 들으며 위안을 삼을 때가 많았었다.

 

남편이 진열해 놓은 친구들의 음반들을 보면,

성령 하나님 나를 만지소서 - 하나님의 은혜 - 회복 이렇게 이어진다.

그것을 보며, 어느 날 남편이 감탄하며 말을 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준비하신 게 맞네!! 라고.

세밀하게, 빠지는 것 하나 없이 준비하시는 자상하신 아버지 하나님...

그 사랑과 은혜에 목이 매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믿는 사람들이 그토록 은혜 받기를 갈구하고 애를 쓰고 있지만

나처럼 은혜를 많이 받은 사람도 없다고 카페 목사님이 말씀해 주셨다.

아무 것도 아닌 나를 이처럼 많은 사랑과 은혜를 부어주시니,

어떻게 다 감당하고 누려야 할지 모르겠다.

존경하는 어느 목사님이, Let Me help you...라고 말씀하시며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그 도우심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 누리기만 하면 되는데,

우리는 그 분의 도우심을 받지 않으려고 해서 안타깝다고 하신 것처럼,

나는 너무 당연한 듯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고 원없이 누린 것 같다.

 

은혜를 선물로 주셨고 기꺼이 도와주고 싶어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자녀가 되어 은혜도 사랑도 마음껏 누리며 사는 게 믿는 자로서 자연스럽고

또한 그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인데,

우리는 아버지가 베풀어 주신 은혜와 사랑을 남처럼 갚으려고 한다.

무엇을 하면 어떻게 하면 그 은혜에 사랑에 갚음이 될지 모르겠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해 드리고,

그 영향력 안에 놓임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진정한 기쁨을 회복하고 그것을 누리며 살면 된다는

말씀을 듣고 크게 깨닫고 은혜를 받았다.

그것이 아버지 하나님께서 내게, 모든 믿는 자들에게 바라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일상으로의 복귀를 꾀하고 있는 지금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할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계획하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쓰실지 나 또한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잠잠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

쓰임받기에 합당한 그릇이 되도록 만들어 가실 것이고,

때가 되면 나를 사용하실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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