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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그 후...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by IMmiji 2012. 10. 23.

처음 뇌사자가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는

너무나 떨렸었다.

가슴이 떨리고 손이 떨리고 목소리까지 떨렸었다.

 

생각지 않았던 때에 생각지 않았던 연락을 받으니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황이 되고 떨렸었다.

하지만 첫 번째는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

신장과 함께 췌장을 함께 받아야 수술 받을 수 있다는 조건이었으니까...

 

두 번째 연락을 받았을 때는, 조금 떨렸었다.

두 번째는 떨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떨렸다.

하지만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한 뇌사자는 예순이 넘은 사람이었고,

그보다 더 나를 주저하게 한 이유는 급성 신부전으로 수치가 높다고 해서였다.

그 말을 들으니 받겠다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었다.

 

세 번째 연락은,

밤에 열 시가 넘은 시간에 왔었다.

뇌사자는 마흔이라고 했고 4층에서 떨어졌다고 했다.

성별도, 어쩌다 떨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받겠냐고 해서 받겠다고 했다. 이상하게 전혀 떨리지 않았다.

내 머리보다 내 몸이, 이제는 때가 되었음을 알고 있는 듯했다.

 

내가 받겠다..고 한다해서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받겠다...는 말을 하는 순간 비로소 내가 받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실험에 들어가는 거라니까 말이다.

다음 날 오전 열 시에 그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8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준비를 해서 천 만원을 들고 응급실로 바로 오라고 했다.

남편을 기다리는 동안, 예배를 드렸다.

주여 나의 병든 몸을... 찬송을 두 번 부르고,

말씀을 보고 기도했다.

엄마한테 병원으로 오시라는 전화만 드렸을 뿐

다른 누구한테도 알리지 않았다.

(수술비를 부담하는 믿음의 자매와 유일한 친구는 제외하고...)

 

병원 응급실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내 몸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었다.

'나'임을 증명하는 표가 팔목에 채워지고, 그 표는 병원을 나오는 순간까지

한 시도 내게서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

내 몸에 걸쳐진 모든 것이 벗겨지고 수술복으로 입혀졌다.

계속되는 검사와 금식, 그리고 저녁에 수술실에 들어간 것이 첫 날의

내 기억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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