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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1807

12월의 노래 하얀 배추 속같이깨끗한 내음의 12월에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 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헛말을 많이 했던빈 말을 많이 했던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때로는 마늘이 되고때로는 파가 되고때로는 생강이 되는사랑의 양념부서지지 않고는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다시 기억해요함께 있을 날도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하늘을 보아야 해요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항상 지켜야 해요한겨울 추위 속에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이해인 > 2024. 12. 30.
12월의 시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우울해하기보다는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이제 또 살아야지요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나에게 마음 닫아걸었던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올해도 밉지만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보고 듣고 말하는 것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 2024. 12. 27.
등 뒤를 돌아보자 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동안등 뒤의 슬픔에 등 뒤의 사랑에무심했던 시간들을 돌아보자눈 내리는 12월의 겨울나무는벌거벗은 힘으로 깊은 숨을 쉬며숨 가쁘게 달려온 해와 달의 시간을고개 숙여 묵묵히 돌아보고 있다우리가 여기까지 달려온 것은두고 온 것들을 돌아보기 위한 것내 그립고 눈물 나고 사랑스러운 것들은다 등 뒤에 서성이고 있으니그것들이 내 몸을 밀어주며등불 같은 첫 마음으로다시 나아가게 하는 힘이니12월에는 등 뒤를 돌아보자 2024. 12. 9.
12월의 기도 주님! 12월에는먼저 한해를 뒤돌아보게 하셔서가정마다 행복의 이야기꽃이 피어사랑의 물결이 넘쳐흐르게 하소서 욕심과 고집을 거두어 주셔서참음으로 사랑을 나누게 하시고겸손하고 온유한 삶으로일상이 성실한 삶이 되게 하소서 불신을 거둬 신뢰의 삶 주셔서고운 언어가 삶의 통로가 되어서따스한 손길로 정이 흘러 사람마다희망의 눈빛이 빛나게 하소서 겸손한 삶으로 살게 하시고함께 손잡고 가는 여정이게 하시고성숙해진 자기를 찾아꿈과 희망의 삶이 되게 하소서 메리 크리스마스하늘엔 영광, 땅엔 평화가 임하소서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삶으로새해 송구영신送舊迎新하게 하소서 2024.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