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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유월의 언덕

by IMmiji 2024. 6. 6.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 모양 꼿꼿이 얼어 들어옴은
어쩐 까닭이뇨


보리밭엔 양귀비꽃이 으스러지게 고운데
이른 아침부터 밤이 이슥토록
이야기해 볼 사람은 없어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어 가지고 안으로만 들다
 

장미가 말을 배우지 않은 이유를
알겠다


사슴이 말을 하지 않는 연유도
알아듣겠다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언덕은
곱기만 한데...

 

< 유월의 언덕 / 노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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