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주는 곳 모두 윤이 흐르고
여른여른 햇무리 같은 빛이 이는 건
그대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버려진 듯 홀로인 창가에서
얼굴을 싸안고 눈물을 견디는 마음은
그대 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발돋움하며 자라온 나무들
초록빛 속속들이 잦아든 오월
바람은 바람을 손짓해 바람끼리 모여 사는
바람들의 이웃처럼
홀로인 마음 외로움일래 부르고
이에 대답하며 나섰거든
뜨거운 가슴들을 풀거라
외딴 곳 짙은 물빛이어도
보이지 않는 밤의 강물처럼
감청의 물이랑을 추스르며
섧디섧게 불타고 있음은
내가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월연가 / 김남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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