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고 울지 말자
하늘빛이 너무 곱다고
서러워도 말자
한 잎 남은 벽오동 나뭇잎
떠나보내는 슬픔쯤
세련된 눈웃음으로 보내주자
썰컹거리는 허기진 마음도
그리워 말고 지켜만 보자
투명한 유리창에 걸려진 시월도
이제 울상 짓지 말고 놓아주자
물들지 못하는 은행잎
철없다 욕하지 말자
시간을 정해 놓고 울어대는
뻐꾸기시계 마냥
시월은 달력에만 있는 것
내 마음속에만 있는 것
돌아보지 말고, 쓸쓸해 말고
아주 태연히 보내 주자
그러자! 그러자!
< 시월의 마지막 날 _ 이시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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