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다니는 교회 장로님이 카스에 올리신 십자가 사진...
교회 안에서 바깥을 향해 찍으셨다... ]
며칠전에 정기 검진으로 병원에 갔을 때,
담당 선생님께서 모니터를 들여다보시면서,
대기실에 기다리는 환자들도 많은데,
전에 없이 검사 결과에 대해, 그 수치를 하나 하나 짚어주셨다.
뭐는 얼마, 뭐는 얼마... 하는 식으로.
신장 기능 수치가 1.0이라고 하시길래,
정상 수치는 얼마냐고 여쭈니, 1.2라고 하셨다.
그럼 1.0은 좋은 쪽인지 좋지 않은 쪽인지를 궁금해하니,
수치가 낮을수록 좋은 거라고 하셨다.
"아, 네... 다행이네요." 했더니,
그렇다는 듯 선생님도 고개를 끄덕이셨다.
소변 검사 결과도,
한달 전에는, 안정권에는 들어왔지만,
완전히 깨끗해진 건 아니라고 하셔서 찜찜함을 가지고 왔었는데,
이번에는, '깨끗이 가라앉았다'고 하셔서 내심 얼마나 감사하든지...
"그런데 왜 연달아 그랬지?" 하시길래,
"그러게요, 전들 어찌 알겠어요?"라고 흠칫하며 답을 했으나,
그때의 상황을 어찌 다 말씀드릴 수 있겠는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신우염, 더우기 급성 신우염은, 스트레스가 원인일 때가 많다.
얼마전에도, 여동생과 통화하면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동료 여직원이, 상사로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옆구리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에 갔더니, 급성 신우염이란
진단 결과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게 어떤 건지 누구보다 잘 아는
나로서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여동생도 그 상사한테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아서,
체중이 줄고, 잠을 잘 못 이루고, 소화가 안되어 고생을 했고,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출근 길에 바닥까지 가라앉는 장엄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상사의 어떤 말에도 요동치 않으리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셀프컨트롤을 하며 갔다고 했다.
여동생보다 더 예민하고 몸이 약한 그 여직원은 그렇게 탈이나서
결국 병가를 내고 입원을 했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 한창 스트레스를 받던 중이었고,
잘 참아왔던 감기마저 2년여만에 들어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졌던 때라, 심신이 바닥 상태가 되어,
그렇게 연이어 같은 증상으로 입원을 했었다.
왜 그랬는지...에 대해,
아무리 30년 넘게 나를 담당해오신 선생님이시지만,
사적인 일을 소소히 말씀드릴 순 없었다.
아무튼, 깨끗이, 가라앉았다...고 하니, 참으로 감사했다.
두 번의 예기치 못한 응급실행과 입원과 항생제 투여에 힘들었던터라,
퇴원 후에, 방치해두다시피 했던 내 건강을 챙기는 차원에서,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기고, 턱없이 부족하다던 단백질과
미네랄 보충을 위해, 안 먹던 비타민제까지 먹었더니,
몸이 저한테 신경을 써준다고, 나름 내게 보답을 한 모양이다. ㅎㅎ
면역력도 높아진 듯하고, 기력도 나아진 듯하니...
좋지 못한 바이러스를 이길 힘이 생긴 증거라 여긴다.
건강한 사람들도, 이제 이 나이가 되면, 아니, 그전부터 이미,
음식으로, 운동으로, 각종 건강 보조제로... 신경을 쓰고 챙긴다는데,
그렇지도 못하면서, 전혀 그런 것에 관심을 갖지 못했었다.
치료만도 버겁다고, 다른 걸 할만한 여유가 없노라고... 했지만,
그 결과는 참으로 호된 벌이 되어 나타났고, 정말 크게 혼이났다.
내 몸 내가 안 챙기면 누가 챙기냐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입바른 소리도 그리 잘 해놓고서,
정작 나자신한테는 소홀했으니... 할 말이 없다.
어제도, 집으로 오는 교회 버스에서,
대충 평균 연령이 일흔은 족히 넘는 승객들<?>께서,
사람이 한 해 한 해 그렇게 늙는 게 아니라고,
오<?>년에 한 번<?>씩, 늙는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며,
과연 저 주장은 어디서 기인된 것일까...하고 의아해 하는데,
사람이 심하게 아프고나면 바로 늙는다...는 말씀이 들렸다.
그 말씀엔, 누구보다 깊이 공감을 하는터라 인정의 고개짓을 했다.
이식을 받고, 내 두 발로, 첨으로 화장실 출입을 하게 됐을 때,
거기 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다.
면역억제제로 인해 이미 탈모는 심각하게 시작이 됐었고,
이마 주변으로 내 머리카락 빛깔이 희어진 것을 발견한 거였다.
그러다 잊고 지내던 노화 현상을, 이번에 연달아 입원을 하면서
심하게 앓고났더니, 다시 탈모와 흰머리카락 등장이 재개되었었다.
그리고... 얼굴에, 주름이... 표나게 생겼다. 당황스러웠다.
몸이 심하게 고생한 흔적이 그렇게 노화로 나타난 뒤에는,
좀처럼 회복이 안되고, 더 이상 재생이 되지 않는다는 게 참...
다들 조금이라도 노화를 늦추겠다고 온갖 것들을 다 한다는데,
그런 건 안 해주더라도, 제발 몸이 충격 받지 않도록 아프지는
않아야 될텐데... 것두 실려가는 지경은 안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아프지 말아야지... 싶은데, 글쎄, 그게 맘대로 안되니...말이다.
신경 검사 결과지에, 빈 칸으로 수를 놓은 '반응없음' 표시를 보면서,
처음엔, 속수무책의 결과에 머릿속이 텅 빈듯 멍했지만,
누구 말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내 발로 다니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야지... 그래, 감사하지, 이렇게 걸으니...
세상에서 내게 제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양 굴지는 않아야지.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억지 밝음을 지을 수야 없지만,
내게 일어난 상태와 상황에 대해, 어떻게든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평정심을 주십사고... 수시로 간구하고 있다.
이식을 받으면, 좋아지지는 않더라도, 더 악화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기대하고, 바랬던 것이... 다시 한 번 여지없이 무너졌지만,
살아가는 대가가 이렇게 비쌀만큼 나란 존재의 존재함이 하나님께,
하나님 나라를 위해, 그만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어디에 나를 쓰시려고, 얼마나 유용하게 사용하시려고 이러시나 싶은데,
지금 이대로 나는 충분히 쓰임을 받고 있다...고 누군가 그랬다.
정말 그럴까? 그런데 왜 난 쓰임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
건강하든 건강하지 않든, 있는 그대로 쓰시는 줄 알고 있다.
내가 어떤 상황, 어떤 상태에 있든지간에, 필요하면 업그레이드를
시키셔서라도 주님은 나를 당신 뜻대로, 계획대로 쓰실 거다.
필요하면, 이식을 시키셔서라도, 없는 감각을 살리셔서라도...말이다.
내게 있어야 할 것들에 대해선 나보다 더 잘 알고 계시는 분이니까.
내일에 대해서, 다음 단계에 대해서, 하등 도움이 안되고 소용없는 것이
미리 염려하는 거라니까, 염려는 접고, 이런 나를 통해 일을 하실,
주님을 기대하는 게 백 번 천 번 더 긍정적인 삶의 태도일 듯싶다.
내가 잘 관리해서, 지난 2년 반을 이어온 게 아니었다.
실상, 나한테 온 신장에게 정말 미안할 정도로 돌보지 못했다.
내 생의 그 어느 때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와 충격의 도가니 속으로 들어와,
얘가 고생이 참 많았다. 험한 세월을 잘 참아줘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조금 약한 애였으면, 견디지 못하고 움직임을 멈췄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내 부족함과 연약함을 아시는 아버지께서, 강한 애를 주신 덕분이다.
해서, 이 신장을 내게 주신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고 있다.
이젠... 나도 잘 해줘야지... 맡았으면 최선을 다해 책임을 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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