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망
섭리의 계단조차 너무 힘들다
그분이 주관하시는 흐름에 떠밀리며
내 숨겨온 소원을 나지막이 빌어 보지만
보다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에게만 관심을 보이고
작은 나에게 손 내미는 천사는 오지 않는다
아직 그들만큼 어렵지 않다는 판단인지는 몰라도
지금 나는 너무 큰 고통에 빠져 있는데
가슴에 커다란 응어리가 치받쳐
숨 쉴 때마다 귀가 울리고
밤이 되는 것이 두려워 불을 끌 수도 없다
나도 그들처럼 큰 소리로 불러보고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말하지 못할까 봐
잠시 멈칫 하는 사이에
그들의 소리가 나보다 앞서 나간다
그래도 그분의 은총 속에 살아 있기에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고
멀리 서서 바라보고 있다
그분이 조금의 여유를 가질 때만 기다리며,
이만큼 떨어져서 쭈뼛거리고 있다
너무 작아 창에 다 적을 수 있는 소망을 들고
서 정 윤 詩
우리 하나님이 결코 그런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시를 쓴 시인의 그 마음도 십분 이해가 가는 건 왜인지...
무슨 이유로든, 어떤 경우에든, 기다림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창조주이신 그분이 우리를 오래, 끝까지 기다려주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분은 그냥 막연히 우리가 준비되어지기를 기다리고만
계시는 게 아니라 우리를 준비시키시고 계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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