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hotos & stories

이번엔 셋이서~~

by IMmiji 2014. 2. 21.

 

 

 

 

 

 

 

 

 

 

 

 

 

 

 

 

 

지난 주 내내, 그리고 이번 주도 절반이 지나도록

하늘은 연일 언짢은 표정만 하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서글프고 우울한지...

그러다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고,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무겁게 가라앉히기 일쑤였다.

 

그러니 날마다 하늘 낯빛이 어떠할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분명 '목요일부터 다시 전국에 눈비를 뿌릴 것' 이라고 예보했었다.

잔뜩 찌푸린 표정을 하고 있어도,

이 도시에 살면서 하늘 표정이 어떠하다...고

감히 입 밖에 내어 말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러기에는, 다른 지역의 하늘 상태가 너무도 나빴으므로...

 

눈과 비에 있어서는,

이 도시는 다른 어느 곳보다 축복받은 곳이 분명하다.

습한 눈이 연일 내리고,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지고,

막히고, 부서지고, 심지어 사람의 목숨까지도 무참히 빼앗기는

다른 여러 지역들을 보면서, 여기 사는 사람치고,

그 생각을 하지 않은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아무튼, 어제, 그 예보는 180도로 빗나가고,

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시치미를 뚝 떼고,

더없이 밝고, 맑고, 환하게, 심지어 따사롭기까지 한 표정을 지으면서,

마치 늘 그래온 듯이 상냥한 척을 하는 것이었다.

내 기분이 좋으니, 너희들도 맘껏 이 날을 즐기고 누리란 듯이~~

 

모처럼의 눈부신 하늘 모습에,

그렇지 않아도 그저께, A자매가 투석하지 않는 날인 목요일에,

날씨가 좋으면 모처럼 만나서 점심이나 한 그릇 하자고 했던터라,

다들 버스 타면 십 분 거리, 걸어서 십 분 거리에 사는 우리는 만났다.

박물관 정문에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나는,

평일이라 아무도 보이지 않는 박물관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폰으로 여기 한 컷 저기 한 컷 담으며 자매들을 기다렸었다.

지난 번에도 찍었던터라 어젠 몇 장 찍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어디에 저장이 되었는지 보이는 것만 올렸다.

이젠, 좀 찍혀봤다고, 찍히는 것보단 찍는 게 더 재미있다. ^^

 

 

 

 

 

 

 

 

 

 

 

 

평일이고 아직은 방학 중이라,

박물관에 새롭게 전지하는 작품은 없는 듯 썰렁했다.

해서 박물관에 들어가지는 않고,

박물관 뒷편 언덕에, 공원처럼 조성해 놓은 언덕을 걸어 올라가,

봄볕처럼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산책을 했다.

친구가 '데이트하기 딱 좋은 산책로'라고 했듯이,

온갖 나무들로 둘러싸인 언덕길은 같이 얘기하며 걷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수목원처럼, 나무마다 이름이 적힌 팻말이 있어서,

마치 그런 이름의 나무는 첨 본다는 듯이,

우리들은 그 팻말들을 보며 나무 이름을 일일이 다 불러봤다. ㅎㅎ

걸어서 자주 거길 온다는 친구가 봄이 되면,

산책로 따라 무슨 무슨 꽃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피는지...를

자기 정원의 꽃나무를 자랑하듯 설명해 주었다.

 

그래? 그럼 필히 봄에 꽃이 피면 다시 와야겠네? 했더니,

다들 그러자고 이구동성으로 합창을 했다.

곱게 꽃으로 단장을 한 산책로의 모습이 벌써 머리에 그려졌다.

끊임없이 지저귀는 새소리가 얼마나 좋든지...

어느새 눈이 돋고 싹을 틔우려는 몸짓을 하는 나무들을 만져보고,

이리저리 살펴보며, 감탄하고 신기해하는 친구와 자매가,

내 눈에는 유치원생들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여서,

부지런히 그 모습들을 폰에 담느라 바빴다. ㅎㅎ

 

이 시간에, 이렇게 한가로이 산책을 하면서,

햇볕을 즐기고, 꽃나무들을 살피며 얘기를 나눈다는 건,

아무나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니라고, 진짜 감사해야 한다고 했더니,

또 다시 '맞다~'며 둘이 맞장구를 쳤다.

도시 외곽에서 발굴된 고분을 근래에 박물관 옆에

복원해 놓은 것이 있어서 잠시 둘러보기도 했었다.

아직 마무리 복원 작업 중이라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그리고 산책로는, 꽃피면 찍으려고, 두 여인의 모습만 담았다.

 

투석으로 인해 자주 붓다보니 A자매는 사진 찍히기를 피했다.

누구보다 그 기분, 그 느낌을 잘 알기에, 억지로 권하진 않았다.

매사에 적극적인 친구는 언제 찍혀보겠냐며,

찍어주겠다고 하면, 무조건 포즈를 취해야 한다면서,

모델 역할을 자청하는 바람에,

A자매도 첨과는 달리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었다.

하여, 나는 원없이 카메라맨 역할을 해볼 수 있었고,

유쾌한 그 친구 덕분에 어제 우리 둘은 많이 웃었다.

 

A자매한테는, 어제 저녁에 바로 폰으로 찍은 것을 보내주었는데,

친구한테는 아직 보내지를 못했다.

많아서, 메일로 다 보내주려고,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아직은 그래도 사진을 찍고 찍히고 하는 게 즐겁지만,

'나이듦'이 정말 에누리없이 드러날 때가 머지않았기에,

'지금'을 한껏 누리고 즐기라고 자신에게도 친구한테도 일러줬다.

 

나이듦을, 늙어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순순히 받아들이기가,

내면으로는 되어도 외면으로는 사실 힘든 게 여자인 듯하다.

그러나 싫든 좋든,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때가 올 것이다.

그 때가 오더라도, 지금은, 아직은... 그렇다. ㅎㅎ

 

 

 

 

 

 

 

 

 

 

 

 

 좌로부터, A 자매, 동갑내기 친구 그리고 나~~^^^^

 

이번엔 모처럼 셋이 함께 했는데,

함께 한 모습을 한 컷 안에 담고 싶었다. 

평일이라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어서,

자체 해결하기로 하고,

최대한 다가앉아서 셀카를 찍었다는~~ ㅎㅎ

 

폰에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는 것이,

스마트폰을 손에 쥐게 되면서 가지게 된 새로운 취미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식을 하고나서부터...라고 해야겠지.

폰에 담긴 이들의 모습을 한 번씩 볼 때면,

함께 한 시간들이 생각나고, 그때를 떠올리며 다시금 웃게 된다.

예전에, 앨범을 펼쳐놓고 추억을 회상하던 것처럼 말이다.

그 속에서 만나는 '나의 모습'도 나름 새롭거나 혹은, 정겹고~~ ㅋ

 

 

 

 

박물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씩 하고 나가는 길에,

꽃 피면 다시 오마... 인사를 남기듯 한 번 더 길을 폰에 담았다.

 

 

 

'photos & stor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사님들...  (0) 2014.03.11
봄바람 따라서~~^^  (0) 2014.02.24
이른 봄을 즐기다~~  (0) 2014.02.03
곤드레나물밥 먹으러~~^^  (0) 2014.01.22
웃고, 웃고 또 웃으며~~^^  (0) 2014.01.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