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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 & stories

성탄절에~~

by IMmiji 2013. 12. 25.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신기하게도,

생수 뜨러 이 정수장에 간 것이,

지난 4월 25일<스케줄표를 보니...>이었다.

꼭 8개월만에 다시 찾게 되었다.

 

계절은 봄에서 겨울로 변했고,

지난 8개월이란 시간 동안 내 삶도 많이 변했다.

아니, 변한 건 삶이 아니라 나자신이었다.

필설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같은 장소, 비슷한 시간대인데도 불구하고,

겨울이라는 계절은, 모든 것들을 참 진솔<?>하게 만든다.

너무 적나라하게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니까,

딱히 배경으로 찍을만한 것이 없었다. ^^

 

그냥 내 모습이나 한 번 담아보자 싶었다.

여덟 달 동안 얼마나 변했는지...라기 보다,

그새 또 얼마나 중력에 의해

땅에 가까워졌는지를 비교하는 차원에서~~?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것처럼,

이제 내 나이는 하루가 다르게 시들고 있는 것 같다. ㅎㅎ

 

 

 

 

 

유치하게, 잘 하지도 않는 V 는 왜 그리고 있나 몰라~~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사진을 찍는다고 하면 절로 어색해진다.

 

 

 

 

여덟 달전에,

이 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모습을 담았었지...

그때만 해도 지금 내가 이리 다른 기분, 다른 마음으로

내 모습을 담게 될 줄 꿈도 꾸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사람 일이라더니... 진리다.

 

 

 

크리스마스인데,

눈을 기대한 한 사람들은 참으로 무색하리만치,

구름 한 점 없는 포근한 겨울 날이었다.

이리 저리 사방을 다 둘러봐도 하늘은 마냥 파랗기만 했다.

그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 높은 곳에 까치집이 있었다.

 

모양 빠지게,

이 나무들 아래로 간이 천막들이 쳐져 있고,

시골 아낙들이 삼삼오오 나와서

이것저것 여러가지들을 팔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폰을 위로 들고,

마치 아래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찍었다.

 

이 모습도 나름 사실 그대로인데,

왠지 아래를 외면함으로 해서,

속인 것처럼 느껴지는 이 기분은 뭔지...

그렇다 하더라도,

포커스는 이웃이라곤 없는 나무 위의 까치집이었으니까...

 

늘 그렇듯이, 외로운, 그러나 그럴 듯하게 표현하자면,

홀가분하고 느긋한,  성탄절을 올해도 보냈다...

어제 아침 잠자리에서,

몇 안되는 지인들에게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고,

트리 사진과 함께 일일이 마음을 담아,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

성탄을 위해 내가 한 일의 전부였다.

 

비록 문자이긴 했으나,

그래도 똑같은 글을 모두에게 다 보내는,

그런 무성의한 짓은 하지 않는다.

한 자 한 자 마음을 담아 글을 써서 보내듯,

모두에게 다 다른 내용의 메시지를 적어 보냈다.

그렇게라도 해야 '살아있다' 는 표를 하는 것 같았으니까.

절 반쯤 답이 왔다.

반타작<^^>이라도 했으니 그게 어딘가 싶어 고마웠다.

 

성탄절을 보내고 있으니,

새삼 올 한 해가 가고 있고,

비로소 '보낸다'는 것이 실감나려고 한다.

보내면... 맞게 되고... 함께 하다 또 보내고...

그렇게 이어지는 게 인생이려니 하게 된다 이제는...

그러다 어느 날 그 이어짐이 갑자기 끊어지면,

그땐 내가 '보냄' 을 받은 게 되는 거라고나 할지...

 

누가 그랬었지.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빗속에서도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만 하기엔,

그 기다림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차라리 그 폭풍우치는 빗속으로 들어가

춤추는 것을 배우는 것이,

오히려 덜 괴로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말한 그 사람이야

그런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닌 듯하지만...

 

적어도, 난, 이 한 해를 그런 심정으로 살았다.

그래서 2013년을 보내는 게 아쉽지 않다.

후회나 미련도 없다.

어쨌든,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된 것이지 뭘...

다른 건 다 버리고,

감사함만 오롯이 가지고 새로운 해를 맞고 싶다.

 

그리고 해피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아프지 않았고, 좋지 못한 일도 없었고, 

그런 소식을 들은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기가막힌 날씨를 마음껏 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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