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생각하시다가, 생각하시다가
어느 독실한 크리스천 부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결혼한 지 10여년이 되도록 아이가 없었습니다. 그들 부부는 물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이 가정에 아이를 주시도록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던 중 그 부인이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요. 드디어 열 달이 지나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는 심각한 장애아였습니다. 이 사실을 안 남편은 ‘어떻게 아내에게 설명 할 것인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셨다고 확신했는데….’
이렇게 고민하며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많이 울었습니다. 그 때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지요. “여보! 당신이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애쓰는지 알아요. 말씀 안하셔도 괜찮아요.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 하셨어요. 하나님이 이 생명을 세상에 보내시려고 생각하시다가, 생각하시다가... 우리가정에 보내면 가장 사랑을 많이 받을 것 같아서 바로 우리 가정에 보내셨다고요.”
저는 김인수 김수지 교수 부부의 가정이야기 오디오북을 듣고 있었던 중, 위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눈물이 핑 돌면서 뭔가 고압 전류에 감전된 것 같은 진한 아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남편은 어려운 가정에서 장남으로 자라났습니다. 남편은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면 자기라도 착한 아들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저희 자녀 모두 남편 자신과 같아져야 한다면서 희생을 강요하고 힘들게 했습니다. 일중독에 빠진 남편은 가족에게는 관심이 없고 무책임하면서도,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에는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이 같은 남편이 저에게는 장애아와 같았습니다.
이때 저는 “그래, 이 사람을 하나님께서 생각하시다가, 생각하시다가.... 내게 주시면 가장 잘 거둘 것 같아서 내 남편이 되게 하셨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그 순간 하나님의 아련한 마음을 알 것 같아서 참 아팠습니다. 그동안 저는 남편을 돕는 배필로 살기보다는 남편에게 바라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그렇기에 늘 상처투성이였습니다. 그런 상처받고 아픈 내 모습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서 회개할 때에 성령께서는 싸매시고 위로하시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해주셨지요.
그 뒤 아주 오랜만에 남편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그동안 당신을 잘 이해하지 못했었어요. 그리고 얼마나 많은 바라는 마음으로 당신을 힘들게 했었는지….” 이처럼 남편에게 저의 잘못에 대한 회개의 고백을 통해 용서를 빌고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두가 깨닫게 하시고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섭리이심을 굳게 믿습니다. 그 섭리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어느 회원의 편지 / 강안삼의 가정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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