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1808 그 겨울의 시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 할머니 이불 속에서 어린 나를 품어 안고 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소금 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 2014. 2. 9. 단추를 채우면서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단추, 첫연애, 첫결혼, 첫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채운다. 그래, 그래 산다는 .. 2014. 2. 8. 친구 좋은 일이 없는 것이 불행한 게 아니라 나쁜 일이 없는 것이 다행한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이 없다고 세상이나 원망하던 나는 부끄러웠습니다. 더러워진 발은 깨끗이 씻을 수 있지만 더러워지면 안 될 것은 정신인 거야. 어느 날 친구가 내게 말했습니다. 되는 일.. 2014. 2. 7. 그것이 걱정입니다 짓밟히는 것이 짓밟는 것보다 아름답다면 망설이지 않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피 흐르는 상처를 들여다보며 흐르는 내 피를 허락하겠습니다 상처 속 흔들리는 가느다란 그림자 그 사람의 깃발을 사랑하겠습니다 천년 후에 그것이 꽃이 된다면 나는 하겠습니다 날마다 사는 일이 후회 날마.. 2014. 2. 6. 이전 1 ··· 408 409 410 411 412 413 414 ··· 4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