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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

책 읽어주는 남자 (꼭 필요하지는 않다)

by IMmiji 2024. 7. 11.

“젊었을 때는 말이야.
행복이나 슬픔이 무슨 뜻인지 몰라.” 
 
다른 고령자들처럼 그녀도
살면서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최악의 상황을
더욱 끔찍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최근에 사망한 이웃과
치매 치료를 위해 요양원에 들어간
또 다른 이웃 이야기를 꺼냈다. 
 
두 번이나 이웃을 떠나보내면서
그녀는 무척 슬펐지만 그와 동시에
어쩐지 마음이 치유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마음이 아프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삶이 너무 순탄하기만 해도 좋은 게 아니야.
어려운 일도 헤쳐나갈 수 있게 머리를 훈련시켜야지. 
 
지나간 일은 그냥 내버려둬.
그런 다음 거기서 뭔가를 배우는 거야. 
 
나는 뭔가를 잃어버린 뒤에 배워.
나쁜 일을 겪어보지 못하면 나중에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거든.” 
 
나와 핑의 삶을 비교하면서 나는 그동안
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없이도
그녀가 잘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직업적인 성공, 부모님의 허락, 결혼, 운동 시간,
농산물 시장에서 산 새싹채소, 너무 비싼 아파트. 
 
비록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핑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것들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있다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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