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는 이제 염색하지 않으면
하얀 백발밖에 없는 노인이,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얼굴에 맞아 나이가 든 노인이,
세월의 무게를 그대로 지고 살아
축 처진 작은 어깨를 가진 노인이,
한 명 앉아 있었다.
엄마와 나의 나이 차이는 정확하게 서른 살이기 때문에
그때 내 나이는 서른 살이었다.
내 동년배들이 그러듯
나 또한 벌써 서른 살이란 사실에
슬퍼하고 있는 동안,
우리 엄마가 이렇게
나이 든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내 나이 먹는 걱정에,
엄마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지독히도 나밖에 몰랐다.
『내가 천 개의 인생에서 배운 것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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