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앞에 놓인 벽을 뚫고
저쪽에 가 있는 나를 상상한다.
나는 오늘도 벽을 밀지만
벽은 그대로 높고 강하다.
가장 깊고 큰 말은 하지 못하고
우리는 헤어졌다.
벽은 우리가 하지 못한 말이 아닐까.
꺼내지 못한 말들이 쌓여 우리를 갈라놓은 건 아닐까.
깊이 숨은 몇 마디 말을 꺼내 입술에 담고
오늘도 그대에게 갔다.
말들은 또 주저앉고 벽은 그대로이다.
당신은 저쪽에 나는 이쪽에 있다.
< 소통 _ 정용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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