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그 맺힘에 대한
- 황라현
그대 가슴 깊은 곳까지
유혹하는 향기를 갖고 싶었는데
싸늘하게 피어야만 하는 운명입니다
맨살인 가지 위에
곧은 내 맘 내려앉아도
잎 피고 열매 맺힐 수 없는 슬픔은
눈물이 되어 흘러내릴 것만 같아
눈꽃으로 필 차가운 온도만을 원합니다
잠깐이라도 옹골찬
생을 느끼며 그대 눈을 멀게 할
순결의 꽃으로 피우고 싶은 염원이지요
허허벌판에 시리게 필지라도
그윽한 눈빛으로 입술 한번 닿아준다면
온몸이 자지러지는 황홀감을 맛보면서
뼈가 삭고
살이 녹아내린다 하여도
결코 후회하지는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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