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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가을이 왔다

by IMmiji 2024. 9. 30.

 

 

대문을 열고 들어오지 않고 담장을 넘어

현관 앞까지 가을이 왔다

대문 옆의 황매화를 지나

비비추를 지나 돌단풍을 지나

거실 앞 타일 바닥 위까지 가을이 왔다

우리 집 강아지의 오른쪽 귀와

왼쪽 귀 사이로 왔다

창 앞까지 왔다

매미 소리와 매미 소리 사이로

돌과 돌 사이로 왔다

우편함에서 한동안 머물다가 왔다

친구의 엽서 속에 들어 있다가

내 손바닥 위에까지 가을이 왔다

 

< 가을이 왔다 / 오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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