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을 천상의 시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먹는 한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주지 못한 일상에
새 옷을 입혀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 2월의 시 / 이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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