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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

책 읽어주는 남자 (부디 같이 나아갑시다)

by IMmiji 2023. 4. 2.

 

나에게 있어 당신은 혼돈입니다.
여태 피하려고 했던 것들이 모두
당신 손에 담겨 있는 듯합니다.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어떤 일들의 순서나
효용을 가늠해보지도 않습니다. 
 
바람이 불었다는 이유로
당신은 무언가 결심합니다. 
 
언젠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한쪽 발은 질서에,
한쪽 발은 혼돈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고. 
 
당시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깊게 이해합니다. 
 
우리는 혼돈만으로 살 수도 없고,
질서만으로도 살 수가 없습니다. 
 
어스름한 생각이지만 나는
사랑이 정확히 그 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다 생각합니다. 
 
서로를 파괴하고,
서로를 다시 가다듬어줍니다. 
 
바로 그런 땅 위로
살아 있는 생명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부디 같이 나아갑시다. 
 
보잘것없는 질서 속으로,
예상할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부디 같이 나아갑시다"
 
< 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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