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남자 (당신의 사랑스러움)

나는 당신의 사랑스러움을
너무나 얕보았습니다.
그것이 나의 패착입니다. 
 
나에겐 강인한 다리와
끊임없이 걷게해 줄 젊음이 있었으니
당신 마음 끝까지 걸어보리라,
그 정도는 또 아주 쉬울 것이라 생각했지요. 
 
이제 나는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제자리에 주저앉아 어디에도
가고 싶지가 않아졌습니다. 
 
때때로 내리는 비가 온몸을 적시고
으슬으슬 기침이 나오게 하지만
이미 나는 당신 덕에 평생 낫지 않을
열병에 걸리고야 말았으니 아무렴 좋습니다. 
 
당신은 왜 어떤 계절을 입어도 이렇게 잘 어울리나요.
그러니 나는 언제나 당신을 새로이 사랑하고,
또 처음 본 사람처럼 놀라고야 맙니다. 
 
자, 나는 졌습니다.
완벽한 항복을 새하얀 천에 감싸
당신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항복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부디 나를 포로로 잡으시고,
당신 마음에 집을 짓도록 일을 시켜주세요. 
 
무엇이든 기쁘게 하겠습니다.
잊지 마시고 사랑을 얕본 데에 대한
벌을 내려주세요. 

 

"당신의 사랑스러움"

 
< 당신과 아침에 싸우면 밤에는 입맞출 겁니다 >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