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 있는 몸을 풀 수 없을까.
딱딱한 얼굴을 펼 수 없을까.
닫혀 있는 마음을 열 수 없을까.
조금씩 쌓여 차돌처럼 단단한
내 삶의 어제를 오늘은
작은 망치를 들고 톡톡 건드려
실금이라도 내면 어떨까.
횡단보도를 지날 때 누군가와 부딪혀도
허허 웃어 버리는 무방비의 휘청거림을
버릇 삼고 살아 보면 어떨까.
쌓고 닫고 누르고 조이며 살아온
내 슬픈 이야기를 햇살 좋은
가을, 갈바람에 실어 하나씩
풀풀 날려 보내면 어떨까?
< 가을 소원 _ 정용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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