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시

가을 소원

by IMmiji 2022. 9. 22.

굳어 있는 몸을 풀 수 없을까. 

딱딱한 얼굴을 펼 수 없을까. 

닫혀 있는 마음을 열 수 없을까. 

 

조금씩 쌓여 차돌처럼 단단한 

내 삶의 어제를 오늘은 

작은 망치를 들고 톡톡 건드려 

실금이라도 내면 어떨까. 

 

횡단보도를 지날 때 누군가와 부딪혀도 

허허 웃어 버리는 무방비의 휘청거림을 

버릇 삼고 살아 보면 어떨까. 

 

쌓고 닫고 누르고 조이며 살아온 

내 슬픈 이야기를 햇살 좋은 

가을, 갈바람에 실어 하나씩 

풀풀 날려 보내면 어떨까? 

 

 

< 가을 소원 _ 정용철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늘귀  (0) 2022.09.22
거울과 수건  (0) 2022.09.22
9월의 기도  (0) 2022.09.18
9월이 오면 들꽃으로 피겠네  (0) 2022.09.16
사랑하면 할 수 있는 일  (0) 2022.09.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