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시

길 위에서

by IMmiji 2022. 7. 31.

오늘 하루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없어서는 아니 될

하나의 길이 된다

내게 잠시

환한 불 밝혀주는

사랑의 말들도

다른 이를 통해 내 안에 들어와

고드름으로 얼어붙는 슬픔도

일을 하다 겪게 되는

사소한 갈등과 고민

설명할 수 없는 오해도

살아갈수록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 자신에 대한 무력감도

내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오늘도 몇 번이고

고개 끄덕이면서

빛을 그리워하는 나

어두울수록

눈물 날수록

나는 더 걸음을 빨리한다 

 

 

​< 길 위에서 / 이해인 >

(시집 『작은 위로』 중에서 2008)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난한 새의 기도  (0) 2022.08.02
8월 첫날 전하는 기도와 인사  (0) 2022.08.01
  (0) 2022.07.30
사랑의 의무  (0) 2022.07.29
누가 나를 위해  (0) 2022.07.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