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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탱자 꽃잎은 날리고

by IMmiji 2022. 12. 31.

꽃 진 자리마다 무덤을 만든다고

슬픔이 아주 묻히기야 하겠습니까

마는, 잊은 척 살아보지요

육신의 온기 아무리 눈물겨운들

다리 저는 두레소반 더운 김 올리는

한 끼

밥만 하겠습니까 

영 못 본다고 죽기야 하겠습니까

씀벅씀벅 눈꺼풀 떨리도록 진정한

이별의 시로

연명은 할 테지요 

바람도 없는 오후 세 시, 탱자 꽃잎은 날리고 

뒤로 가는 사람의 몸짓이 저

하염없이 날리는 새하얀 꽃잎도 같았다가

서슬 푸르게 지탱하는 가시도 같다는 걸

당신은

알고 가시라는 말씀입니다

< 탱자 꽃잎은 날리고 _ 이경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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