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진 자리마다 무덤을 만든다고
슬픔이 아주 묻히기야 하겠습니까
마는, 잊은 척 살아보지요
육신의 온기 아무리 눈물겨운들
다리 저는 두레소반 더운 김 올리는
한 끼
밥만 하겠습니까
영 못 본다고 죽기야 하겠습니까
씀벅씀벅 눈꺼풀 떨리도록 진정한
이별의 시로
연명은 할 테지요
바람도 없는 오후 세 시, 탱자 꽃잎은 날리고
뒤로 가는 사람의 몸짓이 저
하염없이 날리는 새하얀 꽃잎도 같았다가
서슬 푸르게 지탱하는 가시도 같다는 걸
당신은
알고 가시라는 말씀입니다
< 탱자 꽃잎은 날리고 _ 이경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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