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가는 길 (황라현)
그 무엇을 보아도
눈빛 흐리지 않을 것이며
어떤 이의 말 건넴에도 말 문 닫고
꿈결 같은 속삭임에도 귀기울이지 않고
그 어떠한 것도 가슴에 퍼 담지 않을 것이며
아무리 좋은 것도 더듬거나 심지 않고
한 곳만 걷고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길 걸어가지 못하도록
바람이 간지럼을 태워
몸을 비틀기도 하고
비가 폭풍을 데려다 놓아
마음 휘청이게도 하지만
가다가 이내 몸 다 타 버린다 하여도
내가 서야 할 고운 자리에 머물고파
외진 기슭을 이렇게 걷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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