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잎이 노랗게 물들 때 같이 걸었던 그곳에 다시 와보니 세월은 당신의 흔적을 지워버렸습니다. 수줍은 바람에 실려 이름 모를 꽃내음과 함께 나를 황홀케 하던 당신의 향기와 들릴 듯 말듯 한 목소리에 실린 당신의 콧노래가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질투로 제대로 들리지 않던 그때가 다시 보고 싶어 행여 조금이라도 그리움이 그 자리에 있을까 그 길을 걸어보지만 그때에는 그렇게 짧아 안타깝던 거리가 오늘 보니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리움이 닿은 곳은 _ 오광수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맛을 아는 멋진 사람 (0) | 2013.12.02 |
---|---|
강 (0) | 2013.12.01 |
맑은 햇살 속에서 그려보는 내모습 (0) | 2013.11.29 |
늦깎이 사랑 때문에 (0) | 2013.11.28 |
단 한 사람 (0) | 2013.11.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