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하다가 고무장갑을 벗고
차를 끓이게 하는 사람.
서점에 들렀을 때
같은 책을 두 권 사게 만드는 사람.
홀로인 시간,
거울 속의 나이든 나에게
소녀같은 미소를 짓게 하는 사람.
안 마시던 커피를 하루에 두어 잔은
꼭 마시게 하며
그때마다 살포시 가슴에 내려앉는 사람.
부드러운 음악을 들으며
콧노래를 부르는 여유로운 정서를 가진 사람.
굳이 선을 그으라면 헤어짐이 예견된 사선보다는
한결 같이 머무는 평행선 같은 사람.
낮게 핀 야생화에게 경의를 표하며
높고 낮음이 따로 없다는 진리를
깨닫는 사람.
그런 사람을 일상에서 만나고 싶다.
(일상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 - 신해숙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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