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마지막/겸향 이병한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일지도 모르면서
아직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다음으로 미루며 의미 없이
세월을 흘려버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오늘만이 나에게 주어진 시간
내일은 나의 시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나의 모든 삶을 마지막에 설정해 놓고
삶을 시작 하게 하소서
마지막으로 쓰는 글
마지막으로 보내야 하는 편지
마지막으로 강단에 올려야 하는 말씀
마지막으로 드려야 하는 기도
마지막으로 부르는 찬양
마지막으로 베풀어야 할 선행
마지막으로 정리해야 할 사랑의 빚
마지막으로 빌어야할 용서
마지막일 때 해야 할 청소
매 순간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떠 올리며
먼 여행을 떠나야 할 사람처럼
모든 것을 초연한 자세로
오늘 이 모습으로 떠나도
여한이 없는 정도로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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