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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

책 읽어주는 남자 (친구에게)

by IMmiji 2023. 8. 17.

 

짧다면 짧은 인생에서
몇 안 되는 값비싼 순간들. 
 
꾸밈없는 날들을 훌쩍 건너
각자의 길을 나서게 된다는 사실은,
떠올리는 것만으로
어쩐지 기분이 너무 아득해진다. 
 
사무칠 만큼은 아니더라도 울컥 그립고,
옅은 미소로 그윽이 회상하게 되는 것. 
 
우리가 모인 사진을 보고 이 사람들은
누구냐 해맑게 묻는 아들딸들에게,
어린 시절 제일 친했던 친구라
자랑하듯 알려주게 되는 것. 
 
끝내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덤덤한 미래일까. 
 
우리에게 닥칠 헤어짐이
불가피한 것이라면,
지레 움츠러들지 말고 최선을 다해
지금을 즐기자. 
 
그때까지라도 서로의
튼튼한 버팀목으로 살자. 
 
축하할 일과 함께 분노해야
마땅한 일이 생긴다면,
언제라도 모여 회포를 풀자. 
 
그리고 내내 건강하자.
영영 남길 만한 추억일 수 있게.
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보자. 

 

"친구에게"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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