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읽어주는 남자 이야기

책 읽어주는 남자 (한 여름의 철학)

by IMmiji 2023. 7. 25.

 

넉살 좋은 여름이 팔랑이며 눈앞을 날고
불쑥 뒤따라 뭍으로 나온 신선한 순간들. 
 
그 미끄덩한 것을 집어 들어
한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이곳은 알알이
달큼하기만 한 때로 둔갑하고 맙니다. 
 
슬픔에 힘입어 과거를 애써 들춰내지 않고
불안에 떠밀려 괜히 미래를 넘보지 않으며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를 줄 아는 것. 
 
여름의 선명한 흥분 속에서만 수확할 수 있는
귀하디 귀한 초록빛 배움입니다. 
 
당장 눈으로 보고 귀담을 수 있는
이 순간만을 애틋이 여기며 살아가는 것. 
 
마음에 모진 짐이 없는 이들이
여름을 현명히 나는 법이라 했습니다. 
 
이 계절은 내가 그런 사람일 수 있게 하는
도움의 순간들이 지천에 흐드러져 있습니다. 
 
내가 안정된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의심 없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계절. 
 
참 괜찮은 여름입니다. 

 

"한 여름의 철학"
 
<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 > 중에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