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봄
어느 미술시간
내 미술 준비물 가방을 보니까
이상하게 파란색 포스터칼라만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형이 쓰고 다시 넣지 않았나 보다
나는 자꾸 물감을 빌려 쓰는 걸
호랑이 미술 선생님께 들키면 혼날까 무서워
파란색 한 가지로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을 먹었고
오직 파란색으로 그려진 수채화를 그렸다.
진한 파란색, 옅은 파란색, 아주 묽게 파란 느낌만 나는 색 등등..
반 친구들 그림은 알록달록한 꽃까지 그려진 예쁜 수채화였는데
내 그림은 마치 비오는 날 수채화처럼
태양이 없어 보이는 그런 날의 수채화였기 때문에
기분 마저 우울해졌다.
각자가 그린 그림을 칠판 위에 올려놓고
미술 선생님께서 점수를 매기는 시간이 왔고
미술 선생님께서 내 그림을 보시며 박수를 치신다.
아주 훌륭하고, 개성이 있고,
남들과 다른 시각이 좋다며
이 그림 누구냐고 웃으신다.
나는 그 날 이후
미술 시간이 행복했고 아주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그 날 선생님의 미소와 박수 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칭찬을 받는 것은 행복하다.
나는 오늘 화단에 핀 꽃에게 칭찬을 해주었다.
“ 참 예쁘네요...* ” 라고
아마 화단의 꽃은 매일 더 예뻐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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