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찹쌀도너츠
슬픈 기억 그리운 기억
그리고 아버지...*
어릴 적 정확히 여섯 살 12월
돼지저금통에서 돈을 빼어 찹쌀 도너츠를 사먹다가
아버지께 곡소리 나게 맞고
밖으로 쫓겨난 기억이 있습니다.
엄하신 아버지는
"도둑놈은 키워봐야 소용없다"며
저를 대문 밖으로 쫓아내셨고
저는 팬티 하나 입고 울면서
대문 밖 옆에서 서있었습니다.
추운 겨울날 울며, 벌벌 떨면서
아마도 나는 다리 밑에서 주워온 아이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는 엄격한 교육이었고
내겐 서글픈 추운 12월의 기억이었죠.
쫀득한 동그란 도너츠 안에
팥이 수북하게 들어있는 도너츠
코가 시린 12월이 되면
추운 겨울 쫓겨났던
그렇게 아프고 추웠던 기억마저
행복한 추억으로 만들어버리는군요.
지금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아버지입니다.
너무 일찍 돌아가셨어요.
맛있지만 슬픈 기억이 섞여서
참 이상한 기분이 드는 찹쌀도너츠
오늘 꼭 먹고 싶은 그런 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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