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by IMmiji 2022. 3. 17.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三月)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靜脈)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靜脈)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數千) 수만(數萬)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三月)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네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 김춘수 >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분  (0) 2022.03.21
새봄 2  (0) 2022.03.18
여행지에서  (0) 2022.03.16
3월에 오는 눈  (0) 2022.03.15
3월의 바람 속에  (0) 2022.03.14

댓글